최재원, 장정임 선교사 소식 (2020년 3월)
/사랑하는 주안의 가족들에게,
한국 방문
저희는 2월 말에 한국에 홀로 사시는 고모님이 많이 아프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모님은 어린 시절 저를 키워주신 어머니 같은 분이십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뵈러 한국을 며칠 다녀올 참이었습니다. 마침 몽골은 2월 마지막 주간이 '차강사르' 라는 한국의 설날 같은 큰 명절이어서 몽골어 학교도 한 주간 쉬는 기간이었습니다. 한국의 코로나는 이 시점부터 급속히 퍼져나가 몽골 정부에서는 한국에서 오는 모든 항공을 폐쇄했습니다. 3 월 12일, 또 3월 28일까지 그리고 어제 다시 몽골 정부는 4월 30일까지 입국 금지를 연장했습니다.
이끄심
한국에 며칠 머무는 것을 생각하고 왔기에 옷도 가져오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머물 곳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한국의 형제가 다니는 회사의 독일 직원이 예정보다 일찍 출장을 가게 되어 그분이 사는 아파트를 저희가 쓸 수쓸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저희는 현재 마포에 머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곳 서울에서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공급해 주시고 우리는 그분의 신실한 은혜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다르항 집
다르항에는 우리 바로 앞 아파트에 캐런이라는 우리 팀 자매가 살고 있습니다. 우리 팀은 만약을 대비해 서로의 집 키를 하나씩 보관하고 있습니다. 캐런은 가끔 저희 아파트를 점검해 주곤 합니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도 꺼내 먹어 주기도 합니다. 몽골 다르항에서 6개월 동안 몽골어 학교에 다니며 언어를 공부했습니다. 처음 몽골 입국이 막혔을 때 저희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아직도 1년 6개월을 더 언어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주어진 상황은 불가항력적입니다. 우리는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을 하려 합니다. 먼저 몽골어 공부 책을 가지고 오지 않아 인터넷 몽골어 강좌를 찾아 이곳에서 몽골어 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르항 집이 그립고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니 어느새 몽골이 저희에게 집이 된 것 같습니다.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
몽골로 다시 가는 길이 막히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몽골은 코로나가 시작되자마자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교회 예배를 비롯해 모든 모임과 학교를 금지했습니다. 최근엔 다르항에서 수도 울란바토르 가는 길과 기차도 막았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몽골어 학교도 중단되어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거의 모든 다르항의 사람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가 밖에 나오지 못하게 했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의료 시설이 열악해서 이런 폐쇄의 삶에 잘 적응되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몽골 인구가 전체 300만밖에 되지 않아 잘못하면 나라의 존립이 어려워 질 수도 있기에 정부가 크게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한국에 있습니다. 몽골로 가는 길이 막혔습니다. 우리는 함께 기도하면서 한국에서 있는 이 시간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작정하신 시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MMC 가족들을 일대일 혹은 소수로 만나 예배하고 대화를 하게 됩니다. 매주 소그룹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동영상을 녹화해 뉴욕과 한국과 열방에 흩어진 MMC 가족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 가운데 있지만,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인내하며 이 시간을 잘 이겨나가길 기도합니다.
기도 제목
1. 전세계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가 속히 사멸되도록
2. 그리스도인들이 죄를 회개하고 마음과 삶을 거룩하게 해주시도록
3.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를 인정하는 지식이 온땅에 가득하여 하나님을 찿게 해주시도록
4.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모르는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해주시도록
5. 하루빨리 몽골의 문이 열려 들어갈수 있도록
6. 뉴욕의 바이러스확산이 멈추도록
7. 자녀들과 MMC 지체들을 영육간에 지켜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