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장정임 선교 편지 | 몽골 다르항에서 온 문안 인사_2

몽골의 겨울

이곳은 이미 눈이 몇번 내렸습니다. 몽골 분들과 대화를 하는 도중 겨울이 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눈빛에 두려움이 묻어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몽골 분들은 집에 전기세를 내지 못해도 거의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가격의 부츠를 주저없이 사서 신는다고 합니다. 따뜻한 옷도 마찬가지 입니다. 몽골의 겨울은 생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곳 다르항에도 외곽 지역에는 게르촌이 있습니다. 정부에서 땅을 주고 그곳에 조그마한 나무집을 짖고 살기도 하고 텐트로 짖기도 하지만 물도 공동 우물에서 길어 쓰고 보일러도 들어오지 않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피우는 갈탄과 불피울때 나는 연기가 다르항 전역에 퍼져 갑니다. 얼마전 심하게 며칠동안 아팠습니다. 학교도 며칠동안 갈수가 없었습니다. 아내만 혼자 학교에 가고 집에서 홀로 있어야 했습니다. 이런 시간속에서 여러가지 감사하다는 생각이 다른 어느때 보다 더 들었습니다. 추운 겨울 매일 불을 떼야 하고 물을 길어 생활하는 분들의 삶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언어 선생님들

우리는 매일 아침 집에서 20 분 정도를 걸어 몽골 언어 학교에 갑니다. 우리반은 저희 부부와 일본인 요코, 잉케 선생님을 포함해서 모두 4명입니다. 우리는 매일 같은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코는 일본에서 온 30대 후반의 자매이고 여호와의 증인입니다. 아마 여호와의 증인을 전도하러 이곳에 온것같습니다. 이 곳 다르항은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지만 한국의 구원파나 여호와의 증인같은 이단들이 많이 들어와 활동하고 있습니다. 잉케 선생은 30대 중반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순박한 애기 엄마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살아가면서 이 세상에 어떤 것도 우연한 것이 없이 하나님의 섭리안에 모든 만남과 삶의 장소가 결정된다고 하신 성경 말씀이 생각나곤 합니다. 우리 둘은 가끔씩 요꼬나 잉케 선생 그리고 그 이외의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긍휼이 여기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분들이라고 마음을 나누곤 합니다. 얼마전 아내가 집으로 잉케 선생과 요코를 초대했습니다. 다른반 몽골어 선생인 니마 선생도 와서 식사하며 교제했습니다. 대화중에 니마 선생도 게르촌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사하는 동안 비록 이들이 예수님은 모르지만 순수하고 가식없는 모습을 나눔속에서 느낄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두사람을 비롯해 여호와의 증인으로 온 요코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마음이 열리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소매치기

얼마전 울란바트르를 방문하던중 길가에서 제가 아내의 가방을 잠시 메고 있었는데 누군가 저를 툭 치고 지나 가길래 흔히 있는 일이라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이곳에서는 툭툭 치고 지나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가려다 보니 가방이 열려있고 아내의 핸드폰이 없어졌습니다. 소매치기였던 것입니다. 너무 안타깝고 기분이 언짢았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고 다치지 않은것 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 선교사님들도 아무리 조심한다해도 두 세번이상은 소매치기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하십니다.

천장에서 흘러내린 물

며칠전 어떤 노년의 몽골분이 와서 몽골 말로 어떤 말을 하는데 아직 알아 들을수 없어 답답했습니다. 그 분은 답답한 모습을 지으며 돌아갔다가 다시 몇분 후에 와서 우리집 안팎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돌아가고 몇 분 되지 않아 현관 천장에서 소나기 같은 물이 바닥에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서 3층으로 올라가 집을 노크하니 그분이 문을 열며 나오는데 그 집 싱크대 파이프를 공사하는 중이었습니다. 온몸으로 물이 천장에서 흘러 내린다고 말을 한후 물새는 현장을 보여 주었습니다. 3층의 싱크대 파이프가 막혀 그것을 뚫으니 그 밑의 집에 급작스런 물의 압력이 가해져 파이프가 터진것 입니다. 다행히도 윗집의 물을 다 청소하고 나니 우리 집천장의 물도 더 이상 흘러내지 않고 멈추었습니다. 우리는 이일을 겪으며 오히려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화장실 더러운 물이 아니어서 감사하고 둘째는 침실이 아닌 현관에 떨어져서 감사하고 셋째는 멈추어서 감사했습니다. 아파트를 지을 때 방수 시설을 전혀 하지 않아 윗집에서 물이 흐르면 그대로 아랫집 천장으로 떨어지는 것이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물이 흐르는 것이 멈춘 이후로 어떤 조치도 없이 그냥 아무일 없었다는듯 또 살아갑니다. 이런 크고 작은 불편한 일을 경험 하면서 실제로 선교사의 삶을 점점 실감있게 알아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사랑의 기도들

매 순간 감사하고 기쁘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과 감정들 속에서 감사한 것들이 더 쉽게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아팠던 몸이 점점 회복되어 갈때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도 때문 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곳에 오기전에 크게 세가지 정도의 기도를 시작해 지금도 계속 하고 있는 제목이 있습니다.

첫째. 어떤 상황과 관계 속에서도 분노하지 않고 온유한 성품으로 하늘의 지혜로 대하게 해주시도록
둘째. 현지 분들이 어떤 실망을 주더라도 계속 예수님의 마음으로 끝까지 사랑하게 해주시도록
셋째. 삶에서 지루할 틈이 없이 사도행전의 제자들 처럼 성령에 붙들려 살아가게 해주시도록

이 기도를 계속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 기도가 저희와 여러분들의 기도가 되길을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몽골 다르항 에서 최재원, 장정임 드림